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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화계사 느티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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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강북구 화계사길 117

서울특별시 강북구 수유동 487 화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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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계사 마당과 담장 밖에 450년의 기나긴 세월을 버텨낸 느티나무 세 그루가 자리하고 있다. 화계사 창건이 조선 중종 17년(1522년) 이고 1618년 화재로 인해 전소되었던 것을 이듬해 다시 덕흥대원군의 시주로 중창했으니 이 느티나무들도 그맘때 심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 화계사의 세 그루 느티나무는 조선말 흥선대원군과 깊은 인연을 맺고있다.

어느 무더운 여름, 흥선대원군은 평범하다 못해 남루해 보이기까지 한 옷을 입고 화계사를 찾았다. 세간의 눈을 피해 좀 더 편안한 차림으로 절을 찾기 위함이었다. 도심에서 화계사까지는 십리 길이라 옷은 땀에 흠뻑 젖었고 목도 무척 말랐던 흥선대원군은 절 마당의 느티나무가 보이자 발걸음을 더욱 재촉했다. 휘적휘적 나무 아래에 당도하니 동자승 하나가 시원한 꿀물을 담은 사발을 들고 있다가 흥선대원군에게 내미는 것이 아닌가. 기특하고도 기이하게 여긴 흥선대원군은 동자승에게 느티나무 아래에서 기다린 이유를 묻자, 동자승은 말없이 그를 만인(萬印)스님에게 안내했다.

만인스님은 흥선대원군의 정치적 야심을 이미 꿰뚫고 있었다. 그것은 불가의 가람을 훼손해야만 하는 것이어서 고심하던 중이었다. 그러나 자신이 중죄의 업보를 받더라도 시운(時運)을 따르는 것이 도리라 생각한 만인스님은 안동김씨의 세도정치에서 벗어나 왕권을 되찾을 수 있는 묘책을 가르쳐 주게 된 것이다. ‘충청도 덕산의 가야사(伽倻寺) 금탑 자리가 제왕이 나올 자리이니 남연군 묘를 그리로 이장하면 제왕이 될 귀한 왕손을 얻을 것’이라고 일러주었다. 남연군 묘소를 이장하자 스님의 말대로 대원군의 아들 고종이 태어나 국통을 이어가게 되었다.
- 최완수「명찰순례 ③」화계사 편에서 발췌

한국 근대사와 부침을 함께 했던 흥선대원군과 고종의 인연을 담은 나무들은 지금도 푸르다. 4층 높이의 대적광전 지붕보다 더 크게 자란 나무들은 여름이면 초록 잎을 활짝 펴고 화계사를 찾는 불자들에게 시원한 나무 그늘을 내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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