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숲 오리숲길
길지금의 상가거리부터 법주사까지 2km. 숲 우거진 길의 기억은 아득하다. 어느 때인가 오리숲은 예전의 길이를 뚝 잘라 상가에 내어주고 그 어귀를 뒤로 물렀다. 2015년 2월 불현 듯 돌아온 그 길. 옛 모습 간데없지만 그 기억으로나마 오릿길을 이었다. 1960년대만 하더라도 길 양편에 울창했던 숲과 그곳에서 노닐던 수달과 하늘다람쥐도 다시 돌아왔다. 사내리 상가 중간쯤, 그 기억을 더듬어 조성된 용머리폭포의 이야기다.
아름다웠던 오리숲길의 옛 기억을 담아놓은 용머리폭포는 자연과 동화되어 삶을 살았던 이고장 사람들의 모습도, 당시 숲속을 뛰놀던 동물들과 함께 재현해놓았다. 그리 오래지 않은 60년대 사내리 상가의 자화상인 셈이다.
절의 창건연대가 통일신라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니 숲의 나이 또한 절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예나 지금이나 어느 누구든, 오리숲길을 통하지 않고서는 법주사에 이를 수 없기에 오리숲길은 분명 천년의 숲이다. 오리숲길 가려거든 용머리폭포에서 길을 잡으라.
Photo #01 사내리 상가의 중간 쯤 용머리폭포광장 전경. 광장주변에 쉼터와 위생시설이 마련되어있다.
Photo #02 용머리폭포 전경.
Photo #03 용머리폭포 근경.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기대어 살던 나무꾼 가족의 행복한 시절을 표현해놓았다. 수달과 하늘다람쥐, 꿩, 사슴, 까치가 어우러진 평화로운 풍경이다. 폭포에 흘러내리는 물줄기는 인공이지만 기암절벽은 오랜 세월을 두고 이곳을 지키고 자연그대로의 암벽이다.
Photo #04 폭포에서 법주사 가는 옛길 오리숲 길이다. 예전의 모습은 간데없지만 이곳을 지나면 아름드리 소나무 울창한 오리숲이 기다린다.
휴식의 공간 오리숲길
아름드리 소나무가 늘어선 오리숲길 길섶에는 건강쉼터가 마련되어 눈길을 끈다. 황톳길이 조성된 것. 맨발로 걸어야 황토의 효능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이 길은 어른 두세 명이 나란히 걸어도 될 만큼 폭도 넓다. 맨발로 길 위에 오르면 푹푹 빠지는 깊이를 느낄 정도로 황토층이 깊다. 깊을수록 그 효과가 건강을 더한다는 생각을 하니 나오기가 싫어진다.
오리숲길을 걷기만 한다면 2% 부족하다. 숲의 정취를 느끼며 휴식의 시간을 갖는 것도 생각해 볼 일이다. 송림 잔디밭에서 가족이나 연인끼리 피크닉을 즐기며 오붓한 시간을 갖는 모습을 접하니 어느 영화 속 근사한 공원의 풍경이 연상된다. 숲의 상큼한 기운을 느끼며 그곳에 있는 작품을 감상하는 호사 또한 오리숲길에서는 누릴 수 있다. 송림에 조성된 조각공원이 단조롭지 않은 숲으로의 산책을 풍요롭게 한다.
Photo #05 아름드리 소나무가 군락을 이루는 오리숲 풍경. 상가거리를 지나면 솔향기 그윽한 오리숲길로 빠져든다.
Photo #06 오리숲 풍경. 몸통 굵은 소나무들이 훌쩍 커 하늘을 찌른다.
Photo #07 황토길 풍경. 오리숲길 길섶에 마련된 이 황토 길은 알 굵은 황토가 두텁게 깔려있어 그 위를 걷는 촉감으로도 건강해지는 것 같다.
Photo #08 오리숲길 주변 솔밭에 조각공원이 조성되어있다.
Photo #09 낫 가는 촌부의 상에서 풋풋한 고향내음을 느낄 수 있다.
Photo #10 솔밭에서 행복한 한때를 보내고 있는 가족들의 모습이 정겹다.
오리숲길에서 두개의 자연과 벗하다
오리숲길 조각공원을 지나 매표소로 접어들면 두 개의 자연과 마주하게 된다. 본래의 오리숲길이 그 하나요. 자연관찰로가 그 두 번째이다. 본래의 오리숲길은 아름드리나무에 내린 세월의 무게와 절로 가는 마음이 일어 전통의 향기를 듬뿍 느낄 수 있는 기품있는 길이다.
자연관찰로는 깃대종 망개나무를 비롯하여 떡갈나무, 조릿대, 생강나무, 산수유, 철쭉, 진달래 등등 속리산에서 자생하는 갖가지 나무들이 서로 어우러져 울울창창 숲을 이룬다. 이곳에서 운이 좋으면 깃대종 하늘다람쥐도 만날 수 있다. 자연관찰로 옆으로는 계곡이 흐르고 있어 더욱 좋다. 더욱이 맨발로 걸어도 좋을 만큼 관찰로의 흙길이 보드랍다.
Photo #11 오리숲길 풍경. 배표소를 지나면서 더욱 깊어진 숲과 만나게 된다. 수종도 다양하여 조화로운 맛을 자아낸다.
Photo #12 오리숲길 곁으로 물막은 계곡이 흐르고 있다.
Photo #13 법주사일주문 전경. 일주문에 ‘호서제일가람’이라는 편액이 걸려있다. 법주사의 규모와 위상을 말해주고 있다.
Photo #14 오리숲길의 아름드리소나무. 이 길의 소나무는 오리숲길의 특징적인 풍경을 자아내는 주된 수종이다.
Photo #15 소나무가 있는 오리숲길 풍경.
Photo #16 자연관찰로 풍경. 오리숲길 옆으로 조성된 자연관찰로를 한 가족이 걷고 있다.
Photo #17 다양한 수종만큼이나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자연관찰로의 또다른 풍경이다.
Photo #18 새롭게 조성된 자연관찰로의 터주대감 느티나무는 오며가며 탐방객이 쉴 수 있도록 걸터앉기 좋은 바위가 놓여있다. 자연관찰로의 포토존 역할을 맡고 있다.
Photo #19 자연관찰로는 숲의 기능과 가치를 알아볼 수 있도록 곳곳에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Photo #20 자연관찰로 계곡가에 설치된 전망데크가 물 건너 바위와 절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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