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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정사(歸政寺)는 남원시 산동면 대상리 1042번지 천황산(天皇山)에 자리한다. 515년(백제 무령왕 15) 현오(玄悟) 스님이 창건했으며 당시의 이름은 만행사(萬行寺)였다. 그 뒤 언제인가 이름 높은 고승이 주석하고 있었는데, 하루는 왕이 이곳에 들러 스님의 법문을 열심히 듣다보니 어느새 3일이 훌쩍 지났고 그제서야 왕은 나라일「政」을 보기 위해 궁으로 돌아갔으므로 「歸」, 절 이름을 지금처럼 귀정사로 했다고 한다. 창건 이후 796년(원성왕 12)에 현일 대사가 중건하였고, 고려에서는 1002년(목종 5) 대은(大隱) 스님이 중건했다. 조선에서는 1468년(세조 14) 낙은(樂隱) 스님이 중창해 큰 절이 되었다고 한다. 1752년 이후에 편찬된 것으로 보이는 남원의 읍지(邑誌) 『용성지(龍城誌)』를 보면 당시 절의 규모가 잘 나와 있는데, 법당ㆍ시왕전ㆍ향적전(香積殿)ㆍ만월당(滿月堂)ㆍ삼광전(三光澱)ㆍ문수전ㆍ승당(僧堂)ㆍ명월당(明月堂) 등이 있었다. 그리고 부속 암자로 남암(南庵)ㆍ영당(影堂)ㆍ대은암(大隱庵) 등이 있었으니 상당히 규모가 컸음을 알 수 있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으로 절은 전부 불타 없어진 채 폐허화되었다. 그 뒤 1664년(현종 5) 월담 설제(月潭雪薺, 1632~1704) 스님이 중건해 다시 법등을 잇게 되었다. 1804년(순조 4)에는 현일(玄一) 스님이 대웅전ㆍ시왕전ㆍ칠성각ㆍ산신각ㆍ선당ㆍ회승각 등 많은 건물을 중건했다. 그리고 1871년과 1895년에 각각 작성되었던 『호남읍지』에, ‘귀정사는 남원부 동쪽의 만행산에 자리한다.’는 기록이 보인다. 이 기록을 통하여 귀정사가 적어도 19세기 후반까지 계속 존속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19세기에 중건되었던 건물들은 1950년 한국전쟁이 일어나고 9.28 수복 이후 공비토벌 때 작전상의 이유로 UN연합군에 의해 불타 없어져 버렸다. 근래에 들어와서는 1968년 정동(瀞東) 스님이 대웅전ㆍ칠성각ㆍ승방 등을 중건했다. 1977년에 종각을 지었으며, 1990년대 초에는 보광전 오른쪽에 지은 칠성각을 요사로 용도를 바꾸어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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