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전(靈山殿)
조선(1714년), 보물 제1826호 영산전은 하노전(下爐殿)의 중심 건물이다. 남향한 영산전의 전방 좌우에는 극락전과 약사전이 동서에 놓여 있고, 그 중앙 지점에는 신라 말기의 3층석탑 1기가 있다. 이 탑은 현 위치에서 동북쪽 약 1.5m 지점에 경사진 채 있었으나 최근에 현 장소로 이동하여 복원되었다.
영산전의 초창 연대는 미상이나 현 건물은 숙종 30년(1704) 송곡대사(松谷大師)에 의하여 중건 된 것으로 짐작된다. 현재 통도사 성보박물관에 보관하고 있는 <영산전천왕문양중창겸단확기(靈山殿天王門兩重創兼丹?記)>에 따르 면, 1713년 봄 영산전과 천왕문이 화재로 소실되었고 1714년 청인(淸印), 정안(正眼), 낭일(朗日), 치원(致源) 등 4분의 대선사가 중창하였다고 한다. 건물의 구조는 전면 5칸, 측면 3칸의 다포계 양식의 맞배지붕 양식이며 내외 벽화는 매우 주목되는 작품이다. 외벽의 그림은 풍화(風化)를 받아 많이 훼손되었으나 내벽의 그림은 그런대로 잘 남아있다. 특히 내부 벽화의 다보탑을 비롯하여 양류관음(楊柳觀音), 나한상, 여러 가지 경설(經說)의 내용들이 품격 높은 수작(秀作)으로 국내에서 보기드문 희귀한 작품이다. 서쪽 벽면을 거의 다 차지하였으며 탑신에는 석가여래와 다보여래가 분반좌(分半座)하는 『법화경』의 내용을 상징적으로 묘사하였다. 탑의 주변에는 보살상과 제자상이 시립(侍立)해 있고 탑문(塔門)이 열린 내부로 2여래(二如來)가 병좌(竝坐)한 모습이며 탑 둘레는 온통 영락과 풍경장엄 속에서 하늘에는 오색(五色) 구름이 휘날리고 있다. 그림은 애석하게도 아랫부분이 손상되었지만 상태는 좋은 편이다.
그외에도 내부 불벽(佛壁)에는 양류관음(楊柳觀音)이라든지 나한상과 함께 산수화풍의 그림들이 가득 채워져 있다. 벽면의 요소 요소에 적당한 구도를 잡아 여러 가지 경설의 내용을 그림으로 나타내고 있다. 건물의 외부 벽면에 남아 있는 노승(老僧) 공양도(供養圖)의 경우 많이 훼손되었으나 그림은 품격이 높은 수작이다.
건물의 내부 천전에는 우물천정을 조성하여 고식(古式)의 연화문(蓮花紋) 또는 보상화문(寶相華紋)으로 단청하였다. 대들보에 그린 황룡, 청룡의 그림이 매우 화려하게 전개되고 있다. 영산전의 본존불로는 석가모니불상을 봉안하였고, 그 옆으로 돌아가면 거대한 팔상영화를 안치하였다. 팔상도라고도 하는 이 그림은 석가여래의 일생을 여덟 가지 중요 사실들로 정리하여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 외에도 영산전에는 『석씨원류응화사적』 벽화는 현재 48점이 그려져 있는데, 이 가운데 석가모니 부처님의 행적을 표현한 것이 26점이고, 전법제자의 행적을 표현한 것이 22점이 있어 주목된다. 영산전의 본존불로는 석가모니불상을 봉안하였고, 현존 하는 팔상도중 최고의 수작이라고 평가받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생애를 다른 팔상도나, 대광명전 삼신탱을 조성한 임한의 영산회상도가 있었으나, 현재 두 불화는 박물관으로 이전되었다. 팔상도의 조성은 영조 51년(1775)으로 연대뿐만 아니라 당시 불화(佛畵)의 화풍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대형그림이다.
탱화
영산전 팔상탱(通度寺 靈山殿 八相幀) - 보물 1041호
석가모니 부처님의 일생을 여덟 장면으로 나누어 그린
가로 151㎝, 세로 233.5㎝의 비단에 채색한 그림이다. 팔상탱은 석가모니 부처님이 도솔천에서 코끼리를 타고 사바세계로
내려오는 장면인 도솔래의상, 석가모니 부처님이 룸비니공원에서 마야부인의 옆구리를 통해 출생하는 모습을 그린 비람강생상, 태자가
성문 밖의 중생들의 고통을 관찰하고 인생무상을 느끼는 장면의 사문유관상,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출가하는 장면을 묘사한
유성출가상, 설산(雪山)에서 수행하는 모습을 그린 설산수도상, 태자가 수행 중 온갖 유혹과 위협을 물리치는 수하항마상, 부처님께서
녹야원에서 최초로 설법하는 모습을 나타낸 녹원전법상, 부처님께서 쌍림수 아래에서 열반에 이르는 모습을 표현한 쌍림열반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 나라에서의 팔상탱은 조선전기의 예로 석보상절, 월인석보 등에 실린 판화가 있으며 후기에 들어서면서
통도사의 팔상도와 같은 대작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통도사의 팔상탱은 대작이면서도 구성이나 색채의 조화가 뛰어난 작품으로 조선 3대
불모(佛母)로 평가되는 유성(有誠) 스님의 현존 유일한 팔상탱화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각 폭은 거의 빈 공간을 남기지 않고
건물과 나무, 구름 등의 배경으로 적절하게 구도를 나누어 해당되는 장면을 잘 표현하였다. 또한 각 묘사된 장면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글을 써 놓아 이해를 돕고 있다. 산악이나 바위는 뛰어난 필치로 처리되었고 인물의 묘사도 생동감이 넘친다.
화원(畵員) 포관(抱冠), 유성(有誠), 정관(定寬), 지언(志言), 단오(丹悟), 수민(守旻), 지열(志悅), 오수(悟守),
정순(定諄), 두명(斗明), 상오(尙悟), 광신(廣信), 후문(厚文) 등에 의해 1775년(영조 51년)에 조성된 것이다. 현재
보물 1041호로 지정되어 있다.
도솔래의상(兜率來義相) 석가모니부처님이 호명보살로서 도솔천에 머물다가 마침내 사바세계로 내려오는 주제로 흔히 네 가지 장면이 묘사된다. 마야궁 안의 마야부인이 의자에 앉아 호명보살이 6개의 이빨을 가진 흰 코끼리를 타고 내려오는 꿈을 꾸는 장면, 입태하는 장면, 상(相)을 잘 보는 바라문에게서 꿈의 해몽을 듣는 왕과 왕비의 모습 등이 주 내용으로 묘사된다. 이 때 바라문이 이르기를 “반드시 태자를 잉태할 것이며 훗날 출가를 하면 정각을 이루어 삼계중생을 제도할 것”이라 하였다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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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람강생상(毘藍降生相) 부처님의 탄생과 관련된 내용으로 대개 여섯 장면이 묘사된다. 따뜻한 봄날에 마야부인이 궁중을 떠나 궁녀들과 룸비니 동산에 올라 무우수 (無憂樹) 꽃가지를 붙들고 서서 오른쪽 옆구리로 태자를 낳는 장면, 하늘에서 제석천왕이 비단을 가지고 내려와 태자를 받으며 모든 천왕들이 온갖 보물을 공양하는 장면이다. 그리고 태자가 땅에서 솟아오른 연꽃을 밟고 사방으로 일곱 걸음을 움직이며 한 손은 하늘을, 또 한손은 땅을 가리키면서 ‘천상천하(天上天下) 유아독존(唯我獨尊)’ 이라 외치는 장면, 아홉 마리의 용이 깨끗한 물을 토하여 태자를 목욕시키는 장면, 태자를 가마에 태워 궁궐로 돌아오는 장면, 아식타 선인을 불러 관상을 보이는 장면 등이 표현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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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문유관상(四門遊觀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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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출가상(踰城出家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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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산수도상(雪山修道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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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하항마상(樹下降魔相) 보리수 아래에서 48일을 정진하시여 지금까지 그를 유혹하던 온갖 마중(魔衆)을 항복받고 새벽별을 보시고 오도(悟道)하시는 모습을 대개 다섯 장면이 묘사된다. 마왕 파순이 마녀로 하여금 부처님을 유혹하게 하는 장면, 마왕의 무리들이 코끼리를 타고 부처님을 위협하는 장면, 마왕이 80억 마군을 몰고 와 부처님을 몰아내려고 하나 창칼이 모두 연꽃으로 변하는 장면, 지신(地神)이 태자의 전생공덕과 계행을 마왕에게 증명하는 장면, 마군들이 작은 물병을 사력을 다해 끌어내려고 하나 조금도 요동하지 않고 오히려 돌비와 바람이 쏟아져 80억 마군들을 물리치는 장면, 드디어 마왕의 무리들이 항복하고 모든 천신, 천녀, 군중들이 수희 찬탄하는 장면들이 묘사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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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원전법상(鹿苑轉法相) 무상정각을 이루신 부처님이 녹야원(sarnath)에서 처음으로 사제(四諦)의 설법을 하시면서 최초의 다섯 제자가 탄생되는 모습과 함께 그 후 45년 동안 설법하여 중생을 제도하시는 모습 등이 보통 상하단에 구분되어 네 가지로 묘사된다. 상단에는 노사나불의 모습을 보이신 석가모니부처님이 처음으로 화엄경을 설하는 장면이 크게 펼쳐지고, 하단에는 세존께서 녹야원에 이르러 교진여 등 5인의 비구에게 고, 집, 멸, 도의 사성제를 설하는 장면, 수달다 장자가 아사세 태자의 동산을 사서 기원정사를 건립하고자 하는 장면, 흙장난을 하고 놀던 어린이들이 부처님께 흙을 쌀로 생각하고 보시하자 부처님이 이것을 탑으로 바꾸는 장면 등이 그려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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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림열반상(雙林涅槃相) 80세가 되신 부처님이 이월 보름 쿠시나가라(kusinagara)의 사라쌍수(沙羅雙樹) 아래에서 마지막 설법을 마치시고 열반에 드시는 내용으로 보통 세 가지 장면이 묘사된다. 사라쌍수 아래서 길게 누워 열반에 드신 부처님과 그 주위로 비탄에 잠겨 있는 사부대중과 천룡팔부중의 모습들, 노가섭이 크게 슬퍼하자 부처님이 관 밖으로 두 발을 내보이시는 장면, 아나율존자가 하늘에 올라가 부처님의 열반소식을 전하자 마야부인이 천녀들과 허공에서 눈물을 흘리면서 꽃을 뿌려 공양하는 장면, 관이 성 밖으로 저절로 들려 나가는 장면, 다비를 하니 사리가 비 오듯 쏟아지는데 이 사리를 차지하려는 여덟 나라의 왕들에게 바라문이 골고루 나누어주는 장면 등이 상세하게 표현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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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전 벽화 - 보물 제17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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