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부전(冥府殿)
명부전은 저승(명부)의 세계를 상징적으로 꾸며놓은 전각이다. 죽은 사람들을 고통에서 구원해 주고자 대원력을 세운 지장보살(地藏菩薩)을 모신 곳이며, 또한 저승의 심판관인 열 명의 왕을 모신 곳이라고 하여 지장전(地藏殿) 혹은 시왕전(十王殿)이라고도 한다.
한가운데에 지장보살이 판사처럼 앉아 있고 주변에는 시왕들이 검사처럼 날카로운 눈매로 아래를 굽어보고 있다. 지정보살 좌우로 지장보살을 돕는 도명존자와 무독귀왕, 시왕을 돕는 동자, 판관과 녹사, 신장 등이 실내 앞면을 가득 메운다.
한편에 생전에 저지른 죄를 비춰볼 수 있는 업경대가 설치되어 있다. 업경대로 죽은 사람의 죄를 비춰보고 시왕들이 문초를 하며, 이때 지장보살이 망자의 변호사가 되어 망자의 선행을 찾아내 변론을 해 주는데, 그 결과에 따라 극락이든 지옥이든 삼계(三界) 가운데 어디론가 망자를 보내게 된다.
망자는 죽은 지 49일째가 되는 날에 심판의 결과(업의 선악)에 따라 다음 세상으로 가게 되는 까닭에 후손들은 이날 특별히 정성을 다해 불공을 올린다. 죽은 이가 마음의 미련을 버리고 다음 세상으로 편안히 갈 수 있도록 기원하는 의식을 49재라 한다. 자신의 조상이 좋은 곳으로 가기를 바라며 49재를 지내는 것을 보면서 우리 민족이 효(孝)를 가장 중요한 인간의 도리로 여기고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
정면 3칸 측면 2칸, 맞배지붕의 명부전은 나라에서 가장 훌륭한 지장보살과 시왕을 모셔오라는 왕명을 받아 황해도 백천(白川)의 강서사(江西寺)에 있던 지장보살과 시왕상을 이곳 화계사로 모셔 봉안하고(1877년), 익년(1878년) 초암 스님이 조대비(趙大妃)의 시주를 받아 중수한 것이다.
명부전2001년 기와를 바꿔 얹고 외벽 채색은 물론 내부의 지장보살상, 각종 시왕상, 동자상 등 말끔하게 단장하였다. 하지만 흥선대원군의 친필 현판과 주련, 지장보살의 후불탱화는 1875년에, 시왕 각부 탱화는 1878년에 조성된 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명부전의 지장보살상은 개금불사를 위한 복장 수습 과정에서 여러 가지 불경(佛經), 다라니(陀羅尼)와 더불어 1649년(인조27)에 강서사에서 제작했다는 발원문이 나와 조성 시기가 밝혀졌으며, 목조지장보살 삼존상 및 시왕 상 일괄은 2014년 보물 제1822호로 지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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