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불오백성전(千佛五百聖殿)
대웅전의 왼편에 자리 잡은 천불오백성전(千佛五百聖殿)은 오백 나한을 모신 전각이다. 건물 자체가 높은 단 위에 설치된 데다가 내부에 많은 나한상(像)을 봉안하고 있어 건물 높이가 상당하다.
봉안된 조각상은 찬하(餐霞) 최기남 거사가 조성한 것으로, 최기남은 1915년 관직에서 물러나 금강산에 들어가 조국의 광복을 기원하며 십팔나한상과 천불상, 오백나한상 등을 조각하였다. 조성한 조각상들을 강남 봉은사와 여주 신륵사에 봉안했다가, 1964년 최기남의 아들 무방(無方)거사의 시주로 천불오백성전을 건립하고 이곳에 모시게 되었다.
나한(羅漢)은 최고의 깨달음을 얻은 성자를 가리키는 말이다.
최고의 깨달음을 얻었으므로 부처님이나 보살 못지않게 공양을 받을 만한 위치에 있다. 그래서 이러한 나한을 모신 건물에는 흔히‘오백나한전’, ‘나한전’또는‘응진전’이라는 이름이 붙는데, 이곳만은 특이하게‘천불’이 덧붙여져 있다. 그래서 법당에 불상이 천 개 모셔져 있을 것 같지만 사실 오백나한과 석가모니불, 관음보살, 지장보살이 모셔져 있다. 건물 이름에 ‘천불’이 붙어 있는 것은 천불전과 나한전을 겸한다는 의미이다.
오백 나한은 경전에 많이 등장한다. 석가모니가 중인도 교살라국 사위성에서 오백나한을 위해 설법을 했다고 하고, 매달 15일 마다 오백나한들을 위한 계를 설하였다고도 한다. 또 석가모니가 열반에 드신 후 중인도 마가다국 칠엽굴에서 오백 나한이 모여 불전을 편찬하였고, 석가모니 사후 600년이 지난 뒤 인도 서북부의 가습미라에서 열린 제 4결집에 모인 비구의 수가 500이라 오백 나한이라 불렀다고 한다. 이처럼 나한은 석가모니 생존시에 따르던 500명의 제자를 뜻하기도 하고, 열반하신 뒤에 여러 가지 중요한 일에 모여들었던 500명의 나한이나 비구를 뜻하기도 한다.
나한은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에서 특별한 신앙의 대상으로 자리 잡아 오늘에 이르는데,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조성된 오백 나한의 모습이 제각각 다르며 우리 인간들의 모습과 닮아있고 해학적인 모습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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