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상(佛像)
화계사 목조관음보살좌상(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제385호)불교에 대해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절을 찾게 되면 먼저 당황스러운 것이 불상의 종류도 다양하고 그 수도 많다는 사실이다. 불교는 부처님을 믿고 가르침을 따르는 종교이기에 부처님의 모습은 하나일 거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절에 가보면 여러 모습의 불상을 볼 수 있고 이름도 제각기 다르다. 이것은 왜일까?
부처란 진리 그 자체이므로 사실 형체로 표현하기는 어렵다. 단지 우리가 불교의 교조(敎祖)로 알고 있는 석가모니 부처님이 인간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그 형체를 표현할 수 있는 것이다. 불상의 유래는 바로 이 석가모니불로부터 시작된다. 불상은 석가모니불 시절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부처님께서 열반에 든 후에는 더는 뵐 수 없는 안타까움에 부처님을 대신할 탑을 조성하여 경배의 대상으로 삼았다. 탑만을 경배한 기간은 꽤 길어 석가모니 부처님 열반 후 500여 년까지 계속되었으며, 1세기쯤에 이르러서야 불상이 처음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불상은 처음 헬레니즘 문화의 영향을 받아 나타나기 시작했다. 특히 간다라 지방에서 발견되는 초기 불상들을 보면 얼굴이 서구적이라 어느 정도 수긍이 되는 이야기이다. 이후 인도 중부에서 불상이 제작되면서부터는 인도 고유의 전통을 살렸고, 굽타 시대에 이르러서는 이상적인 모습의 불상이 많이 제작되었다.
불상은 불교를 전파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였다. 중국에 불교가 전해진 것은 1세기경이고, 3~4세기경에는 불상이 함께 유입되어 종교로서 예경(禮敬)의 대상이되었다. 우리나라에는 372년, 고구려에 들어온 전진의 승려 순도가 불경과 불상을 함께 들여왔다.
이렇게 초기에는 석가모니불을 형상화한 조각상밖에는 없었다. 그러면 과연오늘날에는 왜 이렇게 불상이 많아지고, 다른 신상(神像)들도 절에 많이 모시게 되었을까? 이것은 불교의 독특한 포용력 때문으로 여겨진다. 곧 불교가 세계 여러 곳으로 전파되면서 지역에서 믿어오던 문화들을 불교 내부로 끌어들인 것이다. 진리 그 자체를 뜻하는 비로자나불이 불상으로 형상화되었고, 대중들의 믿음에 맞춰 약사불과 아미타불이 불상으로 만들어졌으며, 아직 출현하지않은 미륵불도 불상으로 제작되었다. 또한, 부처님과 더불어 보살님들도 조각되어 경배의 대상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모든 진리는 우리 안의 불성(佛性)에 귀결된다. 어떤 경배의 대상을 믿든 자기 자신을 바로 보고 수행 정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처는 불상이라는 현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불법을 실천하는 과정속에 있기 때문이다.
나한은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에서 특별한 신앙의 대상으로 자리 잡아 오늘에 이르는데,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조성된 오백 나한의 모습이 제각각 다르며 우리 인간들의 모습과 닮아있고 해학적인 모습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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